장군죽비

[스크랩] 신심명

Borealis 임박사 2016. 6. 2. 08:59

惠庵 門人 淸峯 淸韻 선사 의역 강설

 

신심명(信心銘)

- 三祖 僧璨大師(삼조 승찬대사) 淸峯 禪師 意譯 -


1. 至道無難이나 唯嫌揀擇이니(지도무난 유혐간택)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나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본래그대로가 도 아님이 없거늘 헤아려 분별함으로로써 그르칠 뿐이니)

2. 但莫憎愛하면 洞然明白노라(단막증애 통연명백)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

(좋고 싫음을 분별하지 않으면 통하지 않음이 없노라)

3. 毫釐有差하면 天地懸隔하니(호리격차 천지현격)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

(조그마한 차이라도 있으면 하늘과 땅만치 거리가 멀게되니)

4. 欲得現前이면 莫存順逆하라 (욕득현전 막존순역)

   도가 앞에 들어남을 바라거든 따름과 거슬림을 두지 말라.

(명백히 깨닫고자하면 분별심을 갖지 말라)


5. 違順相爭하면 是爲心病이니 (위순상쟁 시위심병)

   어긋남과 바름을 서로 다투면 이는 마음의 병이 되거늘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것이 마음에 망념을 쌓는 것이 되거늘)

6. 不識玄旨하고 徒勞念靜하네(불식현지 도로념정)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공연히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네.

(깨달음을 성취하려 하지 않고 마음을 고요함에만 묶어두려 하도다)

7. 圓同太虛하여 無欠無餘거늘 (동원태허 무흠무여)

   원만하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

(허공처럼 갓이 없어 늘고 줄 것이 없는데)

8. 良由取捨하여 所以不如로다. (양유치사 소이불여)

   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는 까닭에 알지 못하노라.

(취사선택하는 마음 때문에 여여하지 못하도다)


9. 莫逐有緣하고 勿住空忍하며 (막축유연 물주공인)

   세간의 인연도 쫒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며

(속세인연에 연연하지 말고 비었다는 법이라는 생각에도 집착하지 말며)


10. 一種平懷하면 泯然自塵이라 (일종평회 민연자진)

   한 가지를 바로 지니면 저절로 번뇌는 사라지니라.

(일체평등한 마음이면 일체번뇌가 사라지니라)

11. 止動歸止하면 止更彌動하니 (지동귀지 지갱미동)

    움직임을 그쳐 그침에 돌아가면 그침이 다시 움직임이 되나니

(작용인 색이 다하면 공으로 돌아가고 다시 공에서 색이 나나니)

12. 唯滯兩邊하며 寧知一種인가 (유체양변 영지일종)

    오직 양변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찌 한 가지임을 알리오.

(공이니 색이니 변견에 치우쳐 어찌 중도의 도리를 알리오)


13. 一種不通하면 兩處失功이니 (일종불통 양처실공)

    한 가지에 통하지 못하면 양쪽 다 공로를 잃으리니

(둘 아님을 깨닫지 못하면 치우친 소견으로 바른 도리를 성취하지 못하리니)

14. 遣有沒有하고 從空背空이라 (견유몰유 종공배공)

    있음을 버리면 있음에 빠지고 공함을 쫓으면 공함을 등지니라.

(없다는 소견이 있음을 생각하고 공하다는 소견은 참공이 아니니라)

15. 多言多慮하면 轉不相應이니 (다언다려 전불상응)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더욱 더 상응치 못하리니

(안다는 생각과 망념이 더욱 법과 멀어지는 것이니)

16. 絶言絶慮하면 無處不通이라 (절언절려 무처불통)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 없느니라.

(말과 생각을 멈추면 일체가 청정하여 막힘이 없게 되느니라)


17. 歸根得旨하고 隨照失宗이니 (귀근득지 수조실종)

    근본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고 비춤을 따르면 종취를 잃나니

(근원에 이르면 깨달음을 성취하고 보이는 상을 쫓으면 불법에 어두워지리니)

18. 須臾返照하면 勝却前空이라 (수유반조 승각전공)

    마땅히 잠깐사이에 돌이켜 비춰보면 앞의 공함보다 뛰어나니라.

(찰라에 본성을 보게되면 공하다는 생각보다 참으로 공함에 계합하리라)

19. 前空轉變함은 皆由妄見이니 (전공전변 개유망견)

    앞의 공함이 변해짐은 모두 망령된 소견 때문이니

(생각으로 공하다 하게 된 것은 모두가 망령된 소견 때문이니)

20. 不用求眞하고 唯須息見하라(불용구진 유수식견)

    참됨을 구하려 하지 말고 오직 망령된 생각만 쉴지니라.

(참된 것은 구하여 아는 것이 아니니 오직 망령된 생각을 쉬면 곧 참에 이르리라)


21. 二見不住하고 愼莫追尋이니 (이견부주 신막추심)

    두가지 소견에 머물지 말고 삼가 좇아가 찾지 말지니

(상을 쫓아 있다 없다는 소견을 짓지말고 찾아 헤매서 보려하지 말지니)

22. 在有是非하면 紛然失心이라 (재유시비 분연실심)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러이 본마음을 잃으리라.

(잠깐 사이라도 분별심이 생기면 곧 본성을 벗어나게 되는 것이니라)

23. 二由一有이니 一亦莫守이니 (이유일유 일역막수)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지니

(둘은 곧 하나를 세움으로 상대적인 것이 되므로 하나 역시 세우지 말지니)

24. 一心不生하면 萬法無咎니라 (일심불생  만법무구)

    한 생각(心)이 일어나지 않으면 만법이 허물이 없느니라.

(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 모든 허물(상)이 생기지 않느니라)


25. 無咎無法이요 不生不心이니 (무구무법 불생불심)

    허물이 없으면 법도 없고 생각이 없으면 마음이랄 것도 없느니

(상이 없으면 법이랄 것도 없고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마음이라 할 것도 없느니)

26. 能隨境滅하고 境逐能沈이라 (능수경멸 경축능침)

    능(주)을 따르면 경계가 멸하고, 경계는 능(주)을 쫒아 잠기게 되느니라 

( 주관을 따르면 경계는 소멸하니 경계는 주관을 쫓게되면 사라지게 되느니라)

27. 境由能境이요 能由境能이니 (경유능경 능유경능)

    경계는 주관을 연유로 객관이요, 주관은 객관으로 하여 주관이니

(객관경계는 주관으로 인한 객관이요,주관이란 객관경계의 상대이니라) 

28. 欲知兩段이면 元是一空이라 (욕지양단 원시일공)

    양단을 알고자 한다면 원래 곧 하나의 빈 것이니라.

(주관 객관 모두를 알고자 하는가 근본이 곧 하나의 빈 것이니라)


29. 一空同兩하여 齊含萬象이니 (일공동양 제함만상)

하나의 빈 것은 양단과 같아서 삼라만상을 모두 다 머금었으니

(빈 하나는 곧 체와 용이 둘 아니라 이 가운데 만유를 머금고 있으니)

30. 不見精麤거늘 寧有偏黨이리오 (불견정추 영유편당)

    세밀하고 거칠음을 보지 못하거늘 어찌 치우침이 있으리오.

(본래 마음도 상도 공하거늘 어찌 치우친 소견을 갖으리오)

31. 大道體寬이라 無易無難이니 (대도체관 무이무난)

    대도는 바탕이 넓어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나니

(대도는 그 바탕이 갓이 없이 공하여 쉽고 어려운 것이 없나니)

32. 小見狐疑하여 轉急轉遲로다 (소견호의 전급전지)

    좁은 소견으로 여우같은 의심을 내어 서둘수록 더욱 더뎌지니라.

(지식으로써 소견을 지어 알음알이를 내면 서둘러도 오히려 멀어지니라)


33. 執之失度하여 必入邪路 하고 (집지실도 필입사로)

    집착하면 법도를 잃어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가고

 (상을 쫓으면 법리를 잘못 알게 되어 반드시 삿된소견을 갖게 되고)

34. 放之自然이니 體無去住노라 (방지자연 체무거주)

    놓아버리면 자연스러우니 바탕은 가거나 머뭄이 없노라.

  (놓아 버리면 자연히 본래로 되며 체성은 가고옴이 없이 항상하노라)

35. 任性合道하고 逍遙絶惱하며 (임성합도 소요절뇌)

    자성에 맡기면 도에 합하고 소요하면 번뇌가 끊기며

 (본래의 성품에 맡기면 도에 합하고 마음이 고요하면 번뇌가 끊기며)

36. 繫念乖眞하고 昏沈不好니라 (계념괴진 혼침불호)

    생각에 얽매이면 참됨에 어긋나며 혼침함이 좋지 못하니라.

  (생각에 매이면 실상에 어긋나며 졸아 혼미하게 되면 어두워지느니라)


37. 不好勞神인데 何用疎親인가 (불호노신 하용소친)

    정신이 괴로우면 좋지 않거늘 어찌 멀고 가까움을 쓸 것인가.

  ( 마음이 번뇌로 괴로우면 좋지 못하거늘 어찌 가깝고 먼 것을 가릴 것인가)

38. 欲趣一乘이면 勿惡六塵하라 (욕취일승 물오육진)

    일승으로 나아가고자 하거든 육진도 미워하지 말라.

 (하나에 오르고자 하면 육진경계도 꺼리지 말라)

39. 六塵不惡함이 還同正覺이니 (육진불오 환동정각)

    육진경계를 미워하지 않음이  정각에 돌아옴과 같게 되니

(육진경계를 여의고 도가 없으며 육진을 생각하면 오히려 정각으로 돌아가니) 

40. 智者無爲이나 愚人自縛이로다 (지자무위 우인자박)

    지혜로운 이는 함이 없으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얽매이도다.

 (지혜로운 자는 조작함이 없으나 어리석은 자는 망념으로 구속 하니라)


41. 法無異法인데 妄自愛着하여(법무이법 망자애착)

    법은 다른 법이 없거늘 망령되이 스스로 애착하여

  (법이라 할 것이 없거늘 망념된 생각으로 스스로 법상에 집착하여)

42. 將心用心하니 豈非大錯이랴 (장심용심 기비대착)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니 어찌 크게 그릇됨이 아니랴.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다스리니 어찌 크게 어긋나지 않으랴)

43. 迷生寂亂하고 悟無好惡이니(미생적란 오무호오)

 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생기고 깨치면 좋음과 미움이 없거니

  (미혹하면 본래 고요함이 어지러워지고 깨달으면 좋고 싫음이 없게 되느니라)

44. 一切二邊良由斟酌이로다 (일체이변 양유짐작)

    모든 상대적인 두 소견은 자못 짐작하기 때문이로다.

 (모든 상대적인 변견을 지음은 알음아리로써 계교하기 때문이니라)


45. 夢幻空華인들 何勞把捉인가 (몽환공화 하로파착)

    꿈속의 허깨비와 헛꽃을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느가

(일체 상은 환화와 같거늘 어찌 애착하는가)

46. 得失是非 一時放却하라 (득실시비 일시방각)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한꺼번에 놓아 버려라.

(있음이 없으니 是非일체를 놓아 버려야 하나니라)

47. 眼若不睡하면 諸夢自除하고 (안약부수 제몽자제)

    눈에 졸음이 없으면 모든 꿈 저절로 없어지고

(지혜가 밝은 눈에는 일체가 환화임을 바르게 보게 되고)

48. 心若不異 萬法一如니라 (심약불이 만법일여)

    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만법도 하나와 같으니라.

(마음이 여여하면 만법도 그와 같으니라)



49. 一如體玄하여 兀爾忘緣해서(일여체현 올이망연)  

    하나와 같음은 체성이 현묘하여 올연히(부동) 인연을 잊고서

(그윽한 체성은 한결같아 오롯이 일체 인연(상)을이 끊고서)

50. 萬法齊觀하면 歸復自然이니라 (만법제관 귀복자연)

    만법을 가즈런히 살피면 자연이 다시 돌아가게 되니라.

( 만법이 공함을 살피면 모두가 이러히 다시 하나로 돌아 가니라)

51. 泯其所以하여 不可方比이니 (민기소이 불가방비)

    그 까닭은 흔미(찾을 수 없어)하여 견주어 비교하지 못하나니

( 그 이유는 일체가 살아지면 청정하니 비교 할 것이 없는 것이니)

52. 止動無動이고 動止無止이니라 (지동무동 동지무지)

  그치면서 움직이니 움직임이 없고 움직이면서 그치니 그침이 없나니라.

(그치고 움직임이 항상하나 작용함도 그침도 공한즉 항상하지 않느니라.)


53. 兩旣不成인대 一何有爾이리 (양기불성 일하유이)

    둘이 이미 이뤄지지 못하거늘 어찌 하나인들 있으리 

(상이 항상하지 못하거늘 어찌 하나인들 있음이 있으리)

54. 究竟窮極하여 不存軌則이니라(구경궁극 부존궤칙)

    마침내 도의 구경은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라.

(필경 도의 구극이란 있음이 없이 있는 것이니라)

55. 契心平等하여 昭作俱息이면 (계심평등 소작구식)

    마음에 계합하여 평등하게 되어 지음이 함께 쉬어 환하면

(일체법리가 계합하게 되어 일체 마음작용이 쉬어 밝게 되면)

56. 狐疑淨盡하여 正信調直이니라 (호의정진 정신조직)

    여우같은 의심이 다하여 맑아져 바른 믿음이 고루 바르게 되니라.

(무여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면 의심없는 지혜가 발현되느니라)


57. 一切不留하여 無可記檍이니 (일체불류 무가기억)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기억할 아무 것도 없으니

(모든상이 허환하여 있음으로 남을 것이 없어서)

58. 虛明自照하여 不勞心力이로다 (허명자조 불로심력)

    비어 밝음이 스스로 비추나니 애써 마음 쓸 일 아니로다.

(묘한 있음인 지혜가 애써 마음쓰지 않아도 밝으니라)

59. 非思量處라서 識情難測이니 (비사량처 식정난측)

    생각으로 헤아릴 곳 아니라서 뜻과 망정으론 측량키 어려우니

(사량으로 헤아릴 곳 아니라서 뜻과 계교로는 측량키 어려우니)

60. 眞如法界에는 無他無自니라 (진여법계 무타무자)

   참다운 실상의 법계에는 남도 없고 나도 없느니라.

(바로 깨친 진여의 실상법계에는 남도 없고 나도 없느니라)


61. 要急相應함은 唯言不二이니 (요급상응 유언불이)

    속히 상응함을 구하는 것은 오직 둘 아님을 말하니

(본서에 계합코저 함은 둘 아님을 이르는 것이니)

62. 不二皆同하여 無不包容이라 (불이개동 무불초용)

    둘 아님은 모두가 같아서 포용하지 않음이 없노라

(둘아니란 곧 모두가 동근이라 일체를 섭수하는 것이노라)

63. 十方智者라면皆入此宗이라 (시방지자 개입차종)

    모든 지혜로운 이라면 모두 이 근원으로 들어가나니

(모든 깨달은 이들은 이러한 근원에 합일 한 것이니)

64. 宗非促延이라 一念萬年이요 (종비촉연 일념만년)

    종취란 짧거나 긴 것이 아니라 한 생각이 만년이니라.

(근원은 짧고 긴것이 아니라서 한 생각을 내면 만년도 곧 나투니라)


65. 無在不在하여 十方目前이니 (무재부재 시방목전)

    있거나 있지 않음이 없어서 일체가 바로 눈앞이니

(있고 없고를 이를 수 없으나 일체가 곧 이 아님이 없느니)

66. 極小同大하여 忘絶境界니라 (극소동대 망절경계)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아서 경계란 없어지는 것이니라.

(크고 작은 것 모두가 실상은 필경 공한 것이니)

67. 極大同小하여 不見邊表이니(극대동소 불견표)

    지극히 큰 것은 작은 것과 같아서 그 끝과 겉을 볼 수 없으니

( 마하의 큼도고 작은 티끌도 공하여 같아 갓과 끝을 헤아릴 수 없어)

68. 有卽是無無卽是有(유즉시무 무즉시유)

    있음이 곧 없음이요 없음이 곧 있음이니라.

(있고 없음은 곧 색즉 시공 공즉시색이니라)

 


69. 若不如此이면 不必須守이니 (약불여차 불필수수)

    만약 이 같지 않다면 반드시 지켜서는 않되느니

(만약 이렇게 깨닫지 못했다면 반드시 새겨 두지말지니)

70. 一卽一切 一切卽一니라 (일즉일체 일체즉일)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니라

(하나가운데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에 있나니라)

71. 但能如是하면 何慮不畢이며 (단능여시 하려불필)

    다만 능히 이렇게만 된다면 마치지 못함을 어찌 걱정하며

(능히 이렇게 깨친다면 어찌 알지못함을 염려하며)

72. 信心不二이며 不二信心이니라 (신심불이 불이신심)

    믿는 마음은 둘 아니요 둘 아님이 믿는 마음이니라.

(믿는 마음 견고하면 둘 아닌 믿는 마음이니라)


73. 言語道斷하여 非去來今이노라 (언어도단 비거래금)

    언어의 길이 끊어져서 과거 미래 현재가 거짓이노라.

( 말과 말이 필요없고 과거 현재 미래도 모두가 지어만든 거짓된 것이노라)



 신심명(信心銘) 해제

신심명(信心銘)은 삼조(三祖) 승찬대사(僧璨大師)가 지은 게송이다.

명(銘)이란 일반적으로 금석(金石), 그릇, 비석 따위에 자계(自戒)의 뜻으로나,

남의 공적 또는 사물의 내력을 찬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새긴 글귀를 말한다.

이 신심명은 삼조(三祖)스님께서 우리가 처음 발심할 때로부터

마지막 구경각을 성취할 때까지 가져야 하는 신심에 관해서 남겨 놓으신

사언절구(四言絶句)의 시문(詩文) 게송이다.

이 신심명은 글 자체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심이란 도(道)의 본원(本源)이며 진여법계(眞如法界)에 사무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은 우리 수행인의 좌우명(左右銘)이 될 것이다.


승찬대사는 수(隋)나라의 양제(煬帝) 대업(大業) 2년 10월 5일(서기 606년)에 입적하셨으며, 그의 세수는 알 수 없다.

승찬대사가 돌아가신지 150여 년 뒤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가 감지선사(鑑智禪師)시호(諡號)를 올리고 탑호(塔號)를 각적(覺寂)이라 하였으며

그 당시 유명한 재상인 방관(房琯)이 탑 비문을 지었다.

승찬대사는 본래 대풍질(大風疾:문둥이병)이라는 난치병에 걸려 죽을 고생을 하다가 이조(二祖) 혜가 대사(慧可大師)를 찾아가 묻기를

"제자는 문둥병을 앓고 있사옵니다. 화상께서는 저의 죄를 참회케 하여주십시오."

하니 2조가"그대는 죄를 가져 오노라. 죄를 참회시켜 주리라."하자

"죄를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하니

"그렇다면 그대의 죄는 모두 참회 되었느니라,

그대는 오직 불(佛), 법(法), 승(僧) 삼보(三寶)에 의지하여 안주하라."하자

"지금 화상(和尙)을 뵈옵고 승보(僧寶)는 알았으나 어떤 것을 불보(佛寶),

법보(法寶)라 합니까?"하니

"마음이 부처며 마음이 법이니라. 법과 부처는 둘이 아니요,

승보도 또한 그러하니 그대는 알겠는가?"하자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성품은 마음 안에도 밖에도 중간에도 있지 않음을 알았으며 마음이 그러하듯  불보와 법보도 둘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하니

이에 혜가대사께서 그가 법기(法器)임을 아시고 매우 기특하게 여겨 바로 머리를 깎아 주면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의 보배이다. 구슬 찬(璨)자를 서서 승찬(僧璨)이라 하라."하였다.

그해 3월 18일 복광사(福光寺)에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그로부터 병이 차츰 나아져서 2년 동안 혜가스님을 시봉하였다.

승찬대사는 평생을 은거하여 지내다가 나중에 어린 나이의 도신선사(道信禪師)를 만나 법을 깨우쳐 주고 뒤에 구족계를 받게 한 후 법을 전하면서...

"나에게서 법을 받았다고 절대로 말하지 말아라."고 당부 하시고

법회를 갖던 큰 나무 밑에서 합장한 채 서서 입적하셨다고 한다.

그때 사람들이 묘를써서 스님을 모셨는데,

뒤에 이상(李常)이라는 사람이 신회선사(神會禪師)에게 물어서

산곡사(山谷寺)에 승찬대사의 묘가 있음을 알고는 가서 화장하여

사리(舍利) 삼백과를 수습 하였다 한다.

승찬스님은 병이 나은 후에도 머리카락이 하나도 나지 않았으므로,사람들은 스님을 적두찬(赤頭璨)이란 별명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 <신심명>에 있어서 그 신(信)이라 한 곧 믿음이 일반적인 믿음(信)정도의 믿음이 아니라 신, 해, 오, 증(信解悟證) 일체의 원통(圓通)계합하는 믿음(信)을 칭하는 것이다.


글 전체는 4언절구(四言絶句)로 해서 146구 584자로 되어 있는 글이나,

팔만대장경의 심오한 불법의 도리와 천칠백 공안의 격외도리(格外道理)전체가

이 글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의리(義理的)와 교리의 현묘한 뜻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글이 불교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하게들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신심명의 근본골자는 양변을 여읜 중도(中道)에 입각해 있다.

글 전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대(對對)를 40대(四十對)로 갖추어 설명하고 있으니

대대(對對)란 곧 미워함과 사랑함[憎愛]. 거슬림과 바름[逆順],옳고 그름[是非] 등등 일상생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생의 상대 개념인 치우친 소견인 변견[邊見]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심명>은 대대(對對)를 떠난 중도법을 간명하게 보여준 저술로

일관된 논리로서 선(禪)이나 교(敎)를 막론하고 불교 전체를 통하여 양변을 여읜 중도(中道)가 불법의 진수인 진리임을 보여준 총괄적인 중도총론이며 원론적인 게송이라 할 것이다.

청봉  합장 ().

출처 : 무애대비심
글쓴이 : 무애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