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다라
1) 만다라의 성립과 의미
밀교에서는 신앙의 대상인 본존과 그 권속을 함께 통합하여 그려 모셔두고 공양하거나 기원하는 수법이 있습니다. 5세기의 밀교경전에 이미 그 본존과 권속의 집회(집회)인 만다라가 성립되고 있습니다. 그후 밀교에서는 많은 불.보살.명왕.천 등을 신앙하고 있고, 그 신앙의 대상이 다채롭게 됨과 동시에 또한 공양하고 기원하는 수법도 갖가지로 많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신앙의 다양성 속에 한편으로는 각각의 일존과 그 권속이라고 하는 그룹의 집회 만다라가 성립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채로운 신앙의 대상을 밀접하게 관계 맺는 통일적인 불타관이 성립하여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하는 종합적인 만다라가 성립합니다. 그것이 7세기 경에 성립한 {대일경}에 의한 태장계의 만다라와 {금강정경}에 의한 금강계의 만다라입니다.
만다라라고 하는 말은 산스크리트어 만다라(mandala)의 음사입니다. 만다라(mandala)는 어근 만다(manda;本質.心髓.醍호)에 라(la;所有의 뜻)라는 접미어가 붙은 합성어로써, [본질을 가지고 있는 것] [본질이 소유된 것] [진수를 얻은 것]이라고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종교적으로 말하면 [정각(正覺)을 얻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부처님이 모든 공덕을 갖추고 있는 상태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의역하여 [윤원구족(輪圓具足)]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부처님의 모든 공덕을 그 가운데 원만하게 갖추고 있다고 하는 의미 입니다.
만다라는 처음에는 방당(方壇)이나 원단(圓壇) 위에 여러 부처님을 그려서 예배.공양하는 것을 의미한 것인데, 후에는 제불.보살 등을 그려 놓은 집회의 상태를 일컫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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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부(兩部)만다라
만다라에는 특정의 본존과 그 권속의 집회라고 하는 형식의 만다라를 [별존만다라(別尊曼茶羅]라고합니다. 그것에 대하여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한 사방의 사불을 비롯하여 많은 보살.명왕 등을 배치한 종합적인 만다라를 태장계 만다라라고 하고, 대일여래와 사불을 중심으로 하면서 금강살타가 성불하는 양상을 나타낸 것을 금강계만다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만다라를 총칭하여 [양계만다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a. 태장계만다라
먼저 태장계만다라는 구체적으로는 [대비태장생만다라]라고 하며 {대일경}과 그 주석서인 {대일경소}에 근거하여 마치 어머니가 태아를 사랑으로 기르듯이 부처님이 자비스런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정신을 나타낸 만다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경소(經疏)에 해설되어 있는 만다라이기 때문에 [경소 만다라]라고도 하고, 그것을 알기 쉽게 도회로 나타내고 있으므로 [현도(現圖)만다라]라고도 합니다. 현도만다라는 중국밀교가 성립할 때 함께 성립된 것이라고 생각되고, 쿠카이가 입당구법 후 일본에 처음 들여온 것도 [현도 만다라]입니다.
이 태장계의 만다라는 13대원(大院)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대팔엽원이 있고 그 주위에 12원이 있습니다. 먼저 동방에 변지원. 석가원. 문수원. 외금강부원. 남방에 금강수원. 제개장원. 외금강부원. 서방에 지명원, 허공장원, 소실지원, 외금강부원, 북방에 관음원, 지장원, 외금강부원이 있고, 그리고 사방의 사대호원이 배치되어 있습니다.현도만다라에서는 그 사대호원을 생략하고 12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현도만다라와 원의 이름 그리고 각 원의 제존의 수는 별도에 보인 것과 같습니다.
⑴ 중대팔엽원(中臺八葉院)
먼저 중대팔엽원은 태장계만다라의 중앙에 위치하고 대일여래(법계정인)를 중심으로 사방에 보당여래(여원인;동), 개부화왕여래(시무외원;남), 무량수여래(법계정인;서), 천고뇌음여래(촉지인;북)의 사불과 사우(四隅)에 보현보살(동남;종교적 각성-발심문에서의 정보리심의 덕), 문수보살(남서;종교적 실천에서의 지혜-수행문에서의 지혜의 덕), 관음보살(서북;종교적 증오-보리심문에서의 보리의 덕), 미륵보살(동북;종교적 이상경-열반문에서의 열반의 덕)의 사보살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그 사불.사보살이 팔엽의 연화 위에 제각기 앉아 있기 때문에 ※[중대팔엽원]{{* 옛부터 인도사람의 의학에서는 8엽의 연꽃은 인간의 심장의 형상을 나타낸다고 하여 이 모양의 <8辯의 肉團心>은 지금도 티베트 등에 전해진 인도 의학의 서적에 자주 그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중대팔엽원은 중생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 마음은 실제적으로 부처님의 5智.5佛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상적으로는 범부의 인식능력인 9識을 나타내는 것이 된다. 즉 8識이 轉하여 4智가 되고 9識이 轉하여 제5 법계체성지가 되므로 중대팔엽원은 그대로 當相卽道, 凡卽是佛의 경지를 표방하는 것이 된다.-----譯註.}}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중대팔엽원은 대체로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불.보살을 배치하고 있고 그 중앙에 밀교의 대일여래를 안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일여래가 사불로 화현하고 사불이 사보살로 화현하여 중생을 구제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⑵변지원(遍知院)
이 원의 부처님은 불안불모, 칠구지불모, 대안락불공금강 등 7존이 있고 전적으로 밀교의 독자적인 부처님입니다. 이 원의 중앙에 삼각지화(三角智火)의 변지인(遍智印)이 그려져있기 때문에 [변지원]이라고 합니다.
이 변지인은 일체여래지인(一切如來智印) 또는 무불심인(無佛心印)이라고도 하고 사마(四魔;身心.煩惱.死.天)를 항복하는 부처님의 지혜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하는 이는 대일여래에서 화현한 부처님들이라는 것입니다.
⑶지명원(持明院)
이 원의 부처님은 뛰어나고 훌륭한 명주(mantra;眞言)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지명원]이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원에는 반야보살과 부동명왕.항삼세명왕.대위덕명왕.승삼세명왕의 5대존이 있기 때문에 [5대원]이라고도 합니다. 그 오대존 가운데 반야보살은 대일여래의 자비를 나타내는 정법륜신(正法輪身;진리 자체인 대일여래를 현실에서의 수용형태)이고, 다른 4명왕은 대일여래의 절복의 지혜를 나타내는 교령륜신(敎令輪身;대일여래의 의지나 행동에서의 표현)이라 하는데 그 교령륜신은 분노신(忿怒身)이기 때문에 이 원을 [분노원]이라고도 합니다.
⑷관음원(觀音院)
이 원의 중앙에 있는 존이 관자재보살이기 때문에 [관음원]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원은 불부(佛部).연화부(蓮華部).금강부(金剛部)의 삼부 가운데 연화부에 속하므로 [연화부원]이라고도 합니다. 이 원에는 성관음.여의륜관음.마두관음 등 주존(主尊)이 21, 권속이 16, 합해서 37존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관자재보살은 무량수(아미타)여래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화현한 것이기 때문에 대일여래의 대비(大悲)의 덕을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⑸금강수원(金剛手院)
이 원의 중심에 있는 존이 금강수보살이기 때문에 [금강수원]이라 합니다. 금강수는 금강살타라고도 하므로 이 원을 [살타원]이라고도 하고, 불부.연화부.금강부의 삼부 가운데 금강부에 속하므로 [금강부원]이라고도 합니다. 관음원이 대일여래의 대비의 덕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이 금강수원은 대일여래의 대지(大智)의 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원을 중대팔엽원의 좌우에 각각 배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원에는 33존이 있습니다.
⑹ 석가원(釋迦院)
이 원의 중심에 있는 부처님이 석가모니불이기 때문에 [석가원]이라고 합니다. 이 석가여래는 대일여래가 밀교를 설하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응현한 부처님이기 때문에 변화법신의 석가여래입니다. 그리고 이 원에는 관음.허공장.8불정(佛頂), 그밖에 밀교적인 제존 등 39존으로 되어 있습니다.
⑺문수원(文殊院)
이 원은 문수보살이 중심존으로 되어 있으므로 [문수원]이라고 합니다. 문수보살은 대일여래의 지혜가 일체의 희론(戱論;번뇌)을 끊어 없애는 활동을 나타내는 보살로 되어 있습니다. 이 원에는 주존과 권속을 모두 합해서 25존이 있습니다.
⑻제개장원(除蓋障院)
이 원은 제개장보살을 중심존으로 하므로 [제개장원]이라 합니다. 이 보살은 대일여래가 일체의 장애(번뇌)를 제거하는 서원을 가지고 화현한 보살로서 [이뇌금강(離惱金剛)]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금강수원이 대일여래의 지혜의 체(體;본체)에서 유현한 것임에 대하여 이 원은 대일여래의 지혜의 용(用;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는데 모두 9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⑼지장원(地藏院)
이 원은 지장보살이 중심존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장원]이라 합니다. 지장보살은 대일여래의 발고여락(拔苦與樂;괴로움을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의 덕을 나타내는 보살입니다. 관음보살이 대비의 보살임에 대하여 지장보살은 특히 악취(惡趣;악도)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보살로 되어 있습니다. 이 원은 모두 9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⑽허공장원(虛空藏院)
이 원의 중심존이 허공장보살이므로 [허공장원]이라고 합니다. 문수보살이 지혜의 보살임에 대하여 허공장보살은 복덕의 존입니다. 대일여래가 모든 복덕을 허공처럼 무한히 포장(包藏)하고 중생의 원에 응하여 시여(施與)하기 위해 화현한 보살, 즉 부의 생산과 분배의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낸 보살입니다. 이 원은 모두 28존입니다.
(11)소실지원(蘇悉地院)
이 원의 중심존은 소실지(susiddhi의 음역.妙成就의 뜻)보살이므로 [소실지원]이라고 합니다. 이 보살은 허공장보살이 유현한 것이고 허공장보살의 만덕을 출생하여 묘성불(妙成佛)의 작용을 하는 보살로 되어 있습니다. 모두 8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2)외금강부원(外金剛部院)
이 원은 태장계만다라의 외부에 있기 때문에 [외금강원]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제천선신이 모두 등장하고 있는데, 그들은 모두 일반적인 제천선신이 아니고 대일여래가 그들 모두에 유현하여 구제하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즉 고대인도인들이 존숭하던 신들뿐만아니라 정령.귀신들까지 소위 6도윤회의 모든 중생이 모두 이곳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 모두는 대일여래의 변화법신 또는 등류법신으로서 모두가 그 가치를 균등하게 가짐을 나타냅니다. 그런 뜻에서 이 최외원에 이르러 비로소 아즉대일(我卽大日), 당상즉도(當相卽道)라는 밀교의 교지가 가장 구체적으로 표시되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 외금강부원은 이 만다라의 사방의 외부에 배치되고 모두 205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상 12원의 대강을 살펴보았는데, 12원의 배치와 그 주존에 대해서는 대일여래의 온갖 덕성의 여러 모습(총덕제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으로써 극히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주존이외의 다른 제존이나 권속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다종다양하다는 것과,, 1부원에 제존을 배치하는 혼란도 볼 수 있습니다. 그들 많은 존에서 아무래도 인도밀교의 토착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컨대 이 태장계만다라는 대승불교의 불타신앙을 계승하면서 밀교에 있어서 급속히 발전한 밀교적 신앙도 포괄하고 그것을 법신 대일여래의 대지.대비로 섭수하여 통일적인 불타관을 확립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일여래를 중심으로하는 하나의 대만다라(大曼茶羅)로써 성립하고 있는 것(現圖에서 전체 390尊)입니다. 그리고 태장계만다라의 12원 배치를 보면 중앙에 중대팔엽원이 있고 그 상하에는 사중원단이고, 좌우에는 삼중원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너무 전문적인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합니다.
2) 양부(兩部)만다라 / b. 금강계 만다라
금강계만다라는 {금강정경}을 소의로 하여 그려진 것으로, 영원히 부서지지 않는 다이야몬드(金剛)처럼 견고한 깨달은 마음, 즉 보리심을 본체로 하는 만다라란 뜻입니다. 모두 9회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금강계9회만다라]라고도 합니다. 9회란 ⑴갈마회 ⑵삼마야회⑶미세회 ⑷공양회 ⑸사인회 ⑹일인회 ⑺이취회 ⑻항삼세갈마회 ⑼항삼세삼마야회를 말합니다.
⑴갈마회(갈磨會)
금강계만다라 9회의 중심이 되는 것이 갈마회입니다. 갈마는 카르마(karam)라고 하는 범어의 음사어이고, 사업(事業). 행위로 번역합니다. 이 회는 대일여래가 모든 것을 구원하는 화타(化他)의 사업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갈마회]라고 한 것입니다. 또한 이 회는 성불의 과정 또는 불신(佛身)이 성취되는 회처(會處)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성신회(成身會)]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 회는 9회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회이므로 [근본회]라 하기도 합니다.
이 갈마회를 잘 살펴보면 사각의 이중 틀 속에 커다란 원을 그리고 그 중앙과 사방에 작은 원이 있습니다. 이 커다란 원은 오불(五佛)의 주처이고 보루각에 해당되는데, 그것은 또한 중생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다섯개의 원은 월륜(月輪)이고 이것을 [5해탈륜]이라고도 하고 5지와 5불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섯개의 작은 원 가운데 중앙의 원은 대일여래(백색. 지권인. 사자좌), 그 사방에 금.보.법.업의 4바라밀보살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일여래의 4친근보살로서 4불이 대일여래를 공양하기 위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 동방의 윤원에는 중앙에는 중앙에 아촉여래(흑색.촉지인.코끼리좌), 그 사방에 살.왕.애.희의 4보살이 있습니다. 남방에는 중앙에 보생여래(황색.여원인.마좌), 그 사방에 보.광.당.소의 4보살이 있습니다. 서방에는 아미타여래(적색.법계정인.공작좌)를 중심으로 사방에 법.리.인.어의 4보살이 있습니다. 이것은 4불과 그 활동을 나타낸 것으로 대일여래의 활동(karma) 그 자체를 인격화하여 4불과 16대보살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어서 대륜원의 사방에 희.만.가.무의 4천녀가 있는데 이것을 [안의 4공양(內四供養)]이라 하고 대일여래가 4불에게 공양하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큰 원의 밖의 사방에는 현겁(賢劫;現在의 劫임.)의 천불(千佛)을 그리고 사방의 네 모퉁이(四隅)에 향.화.등.도의 4보살이 있는데 이것을 [밖의 4공양(外四供養)]이라 하고 4불이 대일여래를 공양하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다음에 사방의 4문에 구.삭.쇠.령의 4보살이 있고 이것을 4섭지(섭지)의 보살이라고 합니다. 이 4섭지 보살의 발상은 대승불교의 보시.애어.이행.동사의 4섭법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일여래가 4불을 공양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밖의 사방(第3重)에는 일체의 천(天)을 포섭하여 그 대표로써 28천을 그리고 있는데 이것이 외금강부에 해당됩니다.
이 회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대일여래와 4불인데, 그 5불에게 제각기 친근(親近)의 보살을 대응시키고 각각의 부처님의 특색있는 심상(心象)과 활동을 교묘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할 사상의 전개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향.화.등.도나 구.삭.쇠.령과 같은 구체적인 공양물을 불격화하여 보살로 하고 더우기 그것을 상호 공양하는 보살이라는 형식의 발상은 참으로 심묘하다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갈마회는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하고 4불, 4바라밀보살, 16대보살, 8공양 4섭의 12보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갈마회37존만다라]라고도 합니다.
⑵삼마야회(삼마야회)
이 회는 중앙의 갈마회 아랫쪽, 즉 동방에 위치하고 부처님의 본서(本誓)인 삼마야형으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삼마야회라고 한 것입니다.
삼마야는 [평등] [본서] [약속] [계약]등의 의미를 가진 범어 삼마야(sammaya)를 음사한 것인데, 부처님의 본서라는 것은 부처님이 중생을 교화하는 마음의 비밀을 가리키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부처님이 가지고 있는 물건인 윤보(輪寶). 오고저(五股杵). 칼. 연꽃. 탑 등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삼마야회는 그러한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을 그린 집회이기 때문에 4종만다라 가운데 삼마야만다라(상징의 만다라)에 해당됩니다.
⑶미세회(微細會)
이 회는 9회의 동남방에 위치하고 부처님이 미세한 지혜를 가지고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나타내므로 [미세회]라고 합니다. 이 회의 제존은 모두 삼고저(삼고저) 속에 머물고 부사의하고 미세한 지혜로 중생을 교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4종만다라 가운데 법만다라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종자(種子;梵字).진언으로 나타내는 법만다라는 아닙니다.
⑷공양회(공양회)
이 회는 남방에 위치하고 4불이 대일여래를 공양하고 대일여래가 4불을 공양하여 상호 공양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공양회라고 한 것입니다. 이 공양은 부처님의 작업.활동이기 때문에 4종만다라 가운데 갈마만다라에 해당됩니다.
이상의 4회 ---- 갈마회.삼매야회.미세회.공양회는 각각 대만다라(전체), 삼매야만다라(상징), 법만다라(理性), 갈마만다라(행동)을 따로 나누어 설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⑸사인회(四印會)
이 회는 서남방에 위치합니다. 지금까지 갈마.삼매야.미세.공양의 4회는 대.삼마야.법.갈마의 4종만다라에 각각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그러나 이 4회는 제각기 분리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4만(曼). 4지(智).4불(佛)이 일체불리(一體不離)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4회흘 한 곳에 안치하여 [4인회]라고 한 것입니다.
인은 지인(智印)이라는 뜻이고 4종만다라를 4지인이라고도 하므로 여기서는 4회를 한 곳에 모은 것을 사인회라 하게 된 것입니다. 이 회에는 중앙의 대일여래와 사방의 4불이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⑹일인회(一印會)
이 회는 서방에 위치하고 중생과 부처의 일체성(一體性), 즉신성불의 이상을 나타내는 지권인(智卷印)이라는 일인을 맺고 있는 금강계의 대일여래 한 부처님만을 크게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일인회]라 한 것입니다. 이것은 금강계의 지금까지의 제회는 모두 대일여래 한 부처님에게 귀입해야 한다(歸依大日)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일인회로 독립하여 그린 것입니다.
⑺이취회(理趣會)
이 회는 서북방에 위치하고 대일여래가 그 불변의(=금강) 본질(=살타)을 중생을 위하여 보살의 모습을 취한 금강살타의 몸으로 현현하여 진실한 지혜(=理趣)는 욕.촉.애.만 같은 번뇌 속에도 예외없이 깃들어있으므로 번뇌 그 자체가 곧 보리(煩惱卽菩提)라는 것을 나타낸 만다라입니다.
중앙에 금강살타, 그 사방에 욕.촉.애.만의 4금강보살을, 네 모퉁이(四隅)에 4보살의 금강녀(金剛女)를 배대하고, 제2중(重)에는 사방에 4섭보살, 사우에는 안의 4공양보살(內四供養)을 배대하여 전부 17존으로 되어 있습니다.
⑻항삼세갈마회(降三世갈磨會)
이 회는 북방에 위치하고 대일여래가 좀처럼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음 속에는 자비로 가득 넘치지면서 밖으로는 무서운 분노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항삼세명왕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그린 만다라입니다. 이 회의 구성은 근본회(갈마회)와 비슷한데, 근본회 37존에서 금강살타대신 항삼세명왕을 두고 현겁의 16존, 외원의 20천, 그리고 제3중의 사우에 4명비(明妃)를 배대한 것으로 모두 77존으로 되어있습니다.
⑼항삼세삼마야회(降三世三摩耶會)
이 회는 동북방에 위치하고 항삼세명왕의 삼마야형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러나 제3중의 사우에 4명비가 없기 때문에 73존으로 되어있습니다.
앞의 항삼세갈마회가 화타(化他)를 위한 외면적인 활동을 하고 있음에 대하여 이 삼마야회는 내심(內心)의 활동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이 9회만다라인데 그 전거를 살펴보면 제1회에서 제6회까지는 {금강정경}의 [금강계품]에 의한 것이고, 제7회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금강정경} 18회 속의 제6회 [대안락불공진실유가품]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와 초회의 [일인회]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8, 제9는 [항삼세품]에 의한 것입니다.
더욱이 9회만다라에 대해서는 제1회에서 제6회까지는 일련의 관계가 있는 것이지만, 제7회 이하가 어떻게 해서 추가 되었는가, 또는 9회의 순서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따위의 교학상의 문제가 있지만, 생략하기로 합니다.
아무튼 양부의 만다라는 그 성립이나 양상 등에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커다란 불타관의 상위가 있다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문제입니다. 태장계만다라가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하는 통일적인 불타관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하여, 금강계만다라는 대일여래와 4불로 금강살타를 주축으로 하고 성불의 과정과 교화의 양상을 보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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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종만다라(四種曼茶羅)
만다라는 그 표현 형식상으로 네 가지가 있기 때문에 사종만다라라고 합니다. 그 네 가지는 ⑴대만다라 ⑵삼매야만다라 ⑶법만다라 ⑷갈마만다라 입니다.
⑴대만다라
먼저 대만다라에 [대]라고 하는 것은 보편적이라든가 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제불.보살 등의 모습을 완전하게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만다라를 대만다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만다라의 기본적인 표현형식인 것입니다. 실제로는 부처님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만다라를 말합니다.
⑵삼매야만다라
삼매야는 범어 사마야(samaya)의 음사어로서 부처님의 서원. 본서를 의미합니다. 밀교에서 부처님의 본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으로 부처님이 가지고 있는 물건(持物)으로 나타내는 경우와 손으로 인을 맺는 인계(印契)로써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부처님의 지물을 주의해서 살펴보면 칼.윤보.약병.연화.오고저 등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모두 아무렇게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부처님의 본서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부처님은 손으로 여러 가지 인을 맺고 있는데 그것도 그 부처님의 본서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만다라 대신 부처님의 지물이나 인계로써 나타낸 만다라를 [삼매야만다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⑶법만다라
법만다라는 제불.보살을 범자의 한 글자로 표시한 만다라입니다.밀교에서는 제불.보살.명왕 등에는 그 존을 일컫는 진언이 있기도 하지만 범자의 한 글자로써 간단히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만다라를 각각의 부처님을 상징하는 범자의 한 글자로써 나타낸 것을 [법만다라]라고 합니다. 또한 그 한 글자를 종자라고도 하기 때문에 [종자만다라]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법만다라라고 할 경우 [법]에 가르침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모든 범자, 넓은 의미로는 경전, 언어, 문자 등이 모두 법만다라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전을 흔히 법만다라라고 하는 것은 바로 그때문입니다.
⑷갈마만다라
갈마라고 하는 말은 범어 카르마(karma)의 음사어이고 작업.활동.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세 가지 만다라는 부처님(대만다라)과 본서(삼마야만다라)와 기호(법만다라)이지만, 그 각각이 모두 부처님으로써의 구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 활동의 상태를 [갈마만다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삼갈마(通三갈摩)]라고 합니다. 즉 세 가지 만다라를 통한 활동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제불.보살 등을 철.청동.돌.흙.나무 등의 재료로 입체적으로 주조하거나 조각한 부처님의 군상을 갈마만다라라 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별체갈마(別體갈摩)]라고 합니다.
⑸만다라의 확대해석
이상을 다시 정리해 보면 사종만다라는 부처님의 표현형식으로서 대단히 훌륭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만다라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면 한 가정에 주인이 가족을 구성하고 있으면 그것은 대만다라이고, 가족들이 제각기 가장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그 가족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삼매야만다라입니다. 또한 가족들의 이름은 법만다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다라 사상은 부처님의 세계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그것을 확대해석하면 십계(지옥.아귀.축생.수라.인.천.성문.연각.보살.불)의 유정(有情=살아 있는 모든 것)세계를 대만다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유정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 또는 그들이 살고 있는 산천초목의 세계는 삼매야만다라이고, 살아 있는 모든 것(유정)의 이름이나 기호는 법만다라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다라의 세계는 부처님의 세계 뿐만아니라 인간의 세계도 우주도 모두 만다라의 세계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다라의 사상은 밀교사상의 특색이기도 하지만, 이제 세계적인 규모의 사상으로 이 세계를 이끌어갈 제3의 사상으로 새롭게 평가되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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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음의 만다라
그러한 만다라의 세계를 홍법대사는 [마음의 만다라]라고 하는 사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만다라는 부처님의 세계이지만 그것은 또한 마음의 만다라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초월성과 내재성을 융합한 사상입니다. 홍법대사 쿠카이가 [비밀장엄심]을 설명하면서
[五相五智法界體 四曼四印此心陳 刹塵渤태吾心佛 海滴金蓮亦我身]
[즉신성불의 수행도인 5상(相)과 5지(智)와 법계체, 4종만다라와 4종의 지인(智印)은 모두 이마음(비밀장엄심)에서 설하는 것이다. 세계를 미진으로 한 만큼 한없는 불부(佛部)의 제불은 모두 내 마음의 부처이고, 바닷물을 물방울로 한만큼 한없는 금강부와 연화부의 제불도 또한 내 몸(의 부처님)이다. ({비장보약}[비밀장엄주심])
라고 하고있습니다.
오상(五相)이라고 하는 것은 진언밀교에서 행자가 대일여래와 본질적으로 일체임을 깨닫게 하는 관법으로 오자엄신관(五字嚴身觀;태장법)과 오상성신관(五相成身觀;금강계법)이 있습니다. 그중에 통달보리심(通達菩提心).수보리심(修菩提心).성금강심(成金剛心).증금강신(證金剛身).불신원만(佛身圓滿)의 다섯 단계를 순차로 관상(觀想)하는 것을 오상성신관이라 합니다.
그리고 오지는 대원경지.평등성지.묘관찰지.성소작지.법계체성지를 말하는데, 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모두 구체성을 지닌 아촉불.보생불.아미타불.불공성취불.대일여래불 등 5불의 지혜로서 표현됩니다. 그리고 {즉신성불의}에 [불(佛)이 육대(六大)를 설하여 법계체성이라 하였다.]고 하였듯이 6대를 법이라고 보고 동시에 불(佛)이라고 봅니다.
또한 사만이라고 하는 것은 사종만다라를 말하는데 모든 만다라라는 뜻이고, 4인(印)은 4만(曼)과 같은 것인데 다른 표현으로 [사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상.오지.육대체대의 법계.사종만다라 등은 모두 내 마음 즉 비밀장엄심 속에 나열 되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찰진이라고 하는 것은 헤아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부태(발태)는 불타(불타)를 말합니다. 범어 붓다(buddha)를 음사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즉 티끌수 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들이란 바로 내 마음의 부처님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해적(해적)이란 넓고 넓은 바다라는 것도 하나하나의 물방울로써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것도 셀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금련은 금강부와 연화부 즉 부처님을 가리키고 있는데, 결국 대해를 물방울로 세는 만큼이나 많은 금강부 연화부 등 모든 부처님은 또한 내 몸이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다라의 제불은 모두 내 몸과 마음 속에 있다고 한 것입니다.
이러한 쿠카이의 사상에서 보면 결국 부처님은 초월적이지만 내재적입니다. 만다라는 객관적이고 초월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또한 주체적이고 내재적인 내 마음의 만다라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히 의미 깊은 사상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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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별존만다라(別尊曼茶羅)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양부만다라로서, 그것은 전체적인 만다라이지만 그것에 대하여 [별존만다라]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별존만다라는 어느 특정의 일존을 중심으로 하고 그 들 권속과 관계 있는 제존을 배대하여 하나의 만다라를 구성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존승만다라, 약사만다라, 아미타만다라, 석가만다라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중심으로하여 십대제자를 배치하면 석가만다라가 됩니다. 또한 미륵만다라, 보현만다라, 이취경만다라 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별존만다라는 얼마든지 확대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정토종에서는 본래 만다라라는 개념이 없지만 만다라의 사상을 받아들여서 정토만다라가 있습니다.
또한 문학의 세계에서도 만다라라고 하는 말이 자주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만다라라고 하는 사고방식은 우리들의 구체적인 생활경험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집단 속에서의 여러 가지 존재양식 등 아주 가까운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만다라는 본래 [부처님의 세계]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지금 문학적으로는 [인간의 세계]를 가리키고 있고, 더우기 만다라라고 하는 말은 거의 국제어가 되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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