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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스크랩] Re:어째서 不生인가?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3.

어째서 불생인가에 대해 용수보살이 지은 중론에 입각해서 교학적인 설명을 올려 보겠습니다.

 

곡식은 씨에서 싹이 나오 열매를 맺은 결과입니다. 그런데 그 씨는 그 이전의 곡식에서 거든 것이고 다시 그 이전으로 소급해 올라가서 그 시초가 없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계속 전해져 내려 왔으니 어느 때 갑자기 있게 된 것, 즉 무無에서 유有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불생不生입니다.

 

다음에 지금의 곡식은 이전의 곡식에서 나온 것이나 그 이전의 곡식은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없어진다면 지금의 곡식은 있을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멸입니다.

 

그러나 이전의 곡식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자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밎으니 종자는 끊임없이 형태가 변해서 서로 같지 않습니다. 싹으로 있을 때는 그 씨는 이미 변괴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상不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물이 단절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단절된다면 씨에서 싹이 나오고 곡식이 열리는 그러한 상속은 있을 수 없을 것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단不斷입니다. 다시 말하면, 종자가 멸해도 싹이 생기므로 단斷이 아니고, 싹이 생겨도 종자가 멸하기 때문에 항상常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단절이 없다고 해서 만물이 하나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곡식은 씨와 같지 않고 씨는 곡식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일不一입니다. 반면에 하나가 아니라고 해서 그것들이 모두 다른 것도 아닙니다. 곡식의 씨와 싹과 열매는 다른 물건이 아닌 곡식이라는 공통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이不異입니다.

 

다음에 싹이 곡식에서 나오긴 했으나 곡식중 싹이 오는 곳이 없습니다. 어디 딴 곳에서 왔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곡식의 싹이 씨가 아닌 다른 데서 온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래不來입니다. 동시에 곡식은 딴 것이 되어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불거不去입니다.

 

이것은 용수보살의 팔불 중관사상으로서 불생 불멸 불상 부단 불일 불이 불래 불거의 8불(八不)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생불멸은 생멸의 양극단이 실재로 있다고 착각하는 것과 집착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입니다.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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