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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스크랩] Re:"절름바리 자라" 에.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3.

눈먼거북과 절름발이 자라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곳에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오래된 인용문헌을 고르라면 벽암록 제12칙 설두스님의 게송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등장합니다.

 

벽암록 제12칙

어떤 스님이 동산수초화상에게 질문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동산 화상이 말했다. “삼 세근(麻三斤)이다.” 擧. 僧問洞山, 如何是佛. 山云, 麻三斤.

 

여기에 대해 설두스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을 합니다.

 

금까마귀는(金烏)는 급하고, 옥토끼(玉兎)은 빠르다.

멋지게 근기에 응수 했으니 어찌 경솔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삼 세근(麻三斤)이라는 말로서 학인을 상대했다고 동산의 안목(견해)을 파악하려 한다면,

절름발이 자라와 눈먼 거북이 빈 골짜기로 들어가는 꼴이다(跛鱉盲龜入空谷)

 

꽃은 만발하고 비단은 눈부시다

남녁에는 대숲, 북녁에는 나무숲 문득 생각이 나네,

장경과 육대부 도를 아는 이들이라 울지 않고 웃었다네.

 

그리고 위에 올린 글 (눈먼 거북, 절름발이 자라, 시끄러운 거리에서 못을 끊고 쇠를 끊는 내용)은 1967년 성철스님께서 백일법문을 시작하실 적에 서문으로서 읊은 게송입니다.

원문을 옮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쉬어버리고 쉬어버리니
절름발이 자라요 눈먼 거북이로다.
있느냐 있느냐 문수와 보현이로다.
허공이 무너져 떨어지고
대지가 묻혀 버리네
높고 높은 산봉우리에 앉으니
머리엔 재 쓰고 얼굴엔 진흙 발랐네.
시끄러운 거리에서 못을 끊고 쇠를 끊으니
날라리 리랄라여
들늙은이 취해 방초 속에서 춤추네.
방편으로 때묻은 옷을 걸어 놓고 부처라 하나
도리어 보배로 단장하면 다시 누구라 할꼬.
여기서 금강정안을 잃어버리면
팔만장경은 고름 닦은 휴지로다.
마명과 용수는 어느 곳을 향하여 입을 열리오.

<한참 묵묵한 후>

갑, 을, 병, 정, 무로다.
억!
홀로 높고 높아 비교할 수 없는 사자왕이
스스로 쇠사슬에 묶여 깊은 함정에 들어가네.
한번 소리치니 천지가 진동하나
도리어 저 여우가 서로 침을 뱉고 웃는구나.

애닯고 애닯고 애달프다.
황금 궁궐과 칠보의 자리 버리고
중생을 위해 아비지옥으로 들어가네.



休去歇去하니 跛鼈盲龜요
有麽有麽아 文殊普賢이라
虛空이 撲落하고 大地平沈이로다
高高峯頂에 灰頭土面이요
紛紛街下에 斬釘截鐵하니
囉囉哩哩囉囉에
野老醉舞芳草裏로다
摧掛垢衣云是佛이라
却裝珍御復名誰오
於此에 喪却金剛正眼하면
八萬藏敎는 是拭瘡疣故紙라
馬鳴龍樹向什麽處하야 下口리오
良久에 云甲乙丙丁戊로다
喝一喝
獨尊無比獅子王이 鐵銷로 自縛入深穽이라
哮吼一聲에 震天地하나 却彼野干이 相唾笑로다
口出口出口出
抛却金闕七寶座하고 欲爲衆生入阿鼻로다.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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