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공부

[스크랩] 전삼삼 후삼삼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3.
중국 오대산에도 수없이 많은 문수보살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그 중에 「무착화상 반야사에 들어가다」라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광청량전』에 보면,

무착 화상이 767년 정월에 문수보살을 친견하러 오대산으로 출발했는데 5월에야 오대산 금강굴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날도 오월의 녹음은 울창한데 문수보살을 찾지 못하고 해질 무렵까지 헤매다가 멍하니 금강굴 앞에 앉아 있는데, 나무를 한 짐 가득 지고 소를 몰고 오는 한 영감을 만나게 되었다.

반야사에 살고 있다는 영감을 따라가 하루 저녁을 쉬고자 했다.

영감:어디서 오시었습니까? 그 곳 불법은 如何하며, 대중스님은 얼마나 계십니까?

무착:남방에서 왔오. 내가 있는 남방은 말세 중생들이 그저 계율을 지키며 살고 있고, 대중은 많을 때는 500명 정도, 적을 때는 한 300명 정도 되지요.

잠시 대화가 끊어진 후 무착이 묻기를,

무착:영감! 이 곳의 불법은 어떠하오?

영감:용(龍)과 뱀(蛇)이 엉켜 있고, 범부와 성인이 같이 살고 있지요.

무착:대중은 얼마나 됩니까?

영감:전삼삼(前三三), 후삼삼(後三三)이요.

대선사 무착은 이 소리에 말문이 콱 막혀버렸다. 그러자,

영감:이 소식을 모르는 자는 이 반야사에 재울 수가 없소.

그때 그 절에 군제(君提)라는 동자가 있었던 모양이다.

영감:군제야, 손님 가신다니 모셔다 드려라.

천하의 무착 선사가 영감과의 문답에 말문이 막혀 쫓겨나다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그래서 시자에게 묻기를,

무착:얘야, 전삼삼, 후삼삼이 무슨 뜻이냐?

동자:억!(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이게 몇 근이요?

했다. 또다시 말문이 막혀 앞이 깜깜해진 무착. 我相에 젖어 있던 무착은 그때서야 아만을 내려놓고 동자에게 절을 하니,

동 자:面上無瞋 供養具요 (얼굴에 성냄이 없음이 참 공양이요)

口裏無瞋 吐妙香이라 (입안에 성냄이 없음이 묘한 향이며)

心裏無瞋 是眞寶요 (마음속에 성냄이 없음이 참 보배요)

無染無着 是眞如이라. (물들지 않고 집착함이 없는 것이 참 진리니라)

그 말을 들은 무착이 감격해서 고개를 들어보니, 반야사도, 영감도, 동자도 간데 없고, 해지는 저녁 노을에 5월의 녹음만 무성하더란다.

영감이나 동자는 이 모두가 문수보살의 화현이었던 것이다. 下心한 무착선사는 오대산 너머 문수사로 갔다. 지금은 이 절 이름이 보살정사로 되어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오대산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절이 현통사인데, 唐나라때 이 절의 원래 이름은 대화엄사였다.

보살정사에 가서 공양주를 시작한 무착은 12월 8일 성도재일에 무차(無遮) 재회의 팥죽을 끓이다가 대오했다고 한다. 그때 팥죽을 끓이던 큰 가마솥(大鼎)이 지금도 남아 있다. 하루는 큰 가마솥에 팥죽을 끓이고 있는데 그 팥죽 끊는 솥 위에 문수보살이 현신하였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큰 종을 치고 향을 피우고 대중을 운집시키려고 야단했을 터인데, 무착스님은 팥죽을 젓던 주걱으로 문수보살의 빰을 이리치고 저리치면서 말했습니다. "문수보살은 너 문수보살이며, 무착은 내 무착이로다."그러자, 문수보살이 사라졌습니다.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