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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스크랩] 장자와 열자의 고사 중에서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9.

장자에 말하기를 '산골짜기에 배를 감추고 연못에 산을 감추다' 하니, 해석 하는 자들은 청산유수처럼 유창하게 뇌까리다가도 '천하에 천하를 감춘다'는 귀절에서는 모두가 얼빠진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 붓을 놓고 생각에 잠긴다.

  회당 노스님이 일찌기 납자들에게 이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대답하는 사람이 매우 많았지만 스님은 웃으시며

"너희들은 그 도리를 잘도 말하는 구나"라고 하셨다.

내가 게를 지어 그 뜻을 적어보기로 한다.

 

천하를 감출 수 없다는 것만 알고

분주하게 자취를 찾아 냄새만을 맡으려 하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

비로소 나무 끝에 염소뿔이 걸려 있음을 볼 수 있으리

 

회당 노스님이 또 물었다.

"열자가 두 어린아이를 안고서 해가 멀고 가까와짐을 이야기 하다가 결론을 짓지 못하고 공자에게 물으니 공자가 대답하지 않았다는데 이유가 무엇이야?" 납자들은 "공자처럼 슬기로운 성인도 이 이치를 몰랐기 때문에 말이 없었던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으나 스님은 이번에도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내가 게를 지어 이를 해석하는 바이다.

 

차고 뜨겁고 멀고 가깝다는 것으로 의문만을 더하니

대답없는 그것이 아픈 데를 찌르는 송곳

어린아이 말을 따라 끊임없이 지껄여대나

공자가 어찌 옛일을 몰라 그랬으랴.

 

[임간록 중에서]

 

* 참고: 어느날 열자가 길을 가는데 두 아이가 논쟁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는 해는 아침에 가까와 지고 낮에는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아침에는 해가 수레바퀴만큼 크지만 낮에는 동전만큼 작아지므로, 가까운 것은 크게 보이고 먼것은 작게 보이는 이치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는 아침 해는 멀고 낮의 해가 가깝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화로불에 가까이 있으며 따뜻하고 멀리 있으면 따뜻하지 않은 것 처럼, 낮의 해가 더 뜨겁기 때문에 가까운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에 열자가 어느 아이의 말이 옳은지 단정할수 없어 공자에게 가서 이야기를 물었더니 공자가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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