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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스크랩] 매운탕이 너무 뜨거웠나?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9.
불법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살불살조'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불법을 논하는 데 있어서는 부처도 죽이고 조사도 죽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찌 들으면 천하에 몹쓸놈이 되는 말입니다. 감히 교주인 부처를 죽이라는 어디 말이 됩니까. 그러나 이말의 숨은 뜻은 법을 제대로 가려서 볼줄 알아야하는 안목을 가지라는 말이지 누구의 말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을 죽이라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는 말입니다.

그래서 과연 살불살조 법문을 일반 대중에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닐까에 대해 어느날 스님들이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20세기 초 우리나라의 고승이신 동산스님께서는 살불살조 법문을 일반인에게 하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펄펄 끓는 매운탕을 입에다 쳐 넣는 꼴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가끔 올리는 글들이 너무 뜨거운 매운탕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올라 오는 글들을 보면 거기에 맞는 수준의 답을 하는 것이 불법을 공부한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요 아래 누군가의 꼬리글에 보면 두두물물이 부처 아닌 것이 없고 법문 아닌것이 없으니 그대로 부처임을 보면 된다고 하신 것 같은데, 그 논리대로라면 제가 올리는 글또한 그대로 법 아닌 것이 아니니 제 글을 읽고 불법을 깨우쳐야 된다는 것또한 말이 되는 것입니다. 말로만 시시분별 따지지 말자, 라고 하지 말고 시와 비를 옳게 바라보고 중도의 견해로 깨달음을 이뤄야하지 않겠는지요. 옳은 것을 옳은 것인줄 알아야 그른 것을 그른 것으로 알것이 아니겠습니까. 옳은 것만 좋은 것이다 하고 주장한다면 벌써 중도가 아닌 줄 안다면 그자리에서 핵심을 파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매운탕이 뜨거워 엉엉 우는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으니 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글쓴이 : 미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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