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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죽비

열반송

by Borealis 임박사 2013. 3. 6.

지난달 21일 열반입적한 불교선맥 제78대 조사이신 청봉청운선사,


 


 

제77대 조사 혜암현문 대선사의 전법제자이신 청봉스님은 그 동안 경기도 광주 곤지암 불심정사에 주석하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학인들에게 심인불을 전해 주던분이다. 또한 온라인상으로 불도 전수에 전력을 다했고, 비법이나 사법을 보면 파사현정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올바른 깨달음을 위해 앞장 섰다.


 


 

비록 세속인연이 있어 늦게 출가했지만 전생의 닦은 업식으로 말미암아 견성 후에 출가했다. 처음에는 보림을 위해 이절저절 다니기도 하고 또한 산속에 칩거하면서 벽곡으로 연명하기도 했다.


 


 

나이가 있고 건강도 안 좋은 상태에서도 몸도 아끼지 않고 손님이 찾아오면 기꺼이 대접해 응대하시곤 했다. 이는 소신공양이 따로 없다. 온 몸을 바쳐 말법시대에 불법을 수호하는 열정은 우리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청봉스님은 입적하기 전 다음과 같은 열반송을 남겼다.


 


 

“차별즉평등 평등즉차별


 

差別卽平等 平等卽差別


 

매화원래홍 노송고금청


 

梅花元來紅 老松古今靑


 

청담부명월 야야적조락


 

淸潭浮明月 夜夜寂照落


 

심무미진종 월영역무적


 

心無微塵蹤 月影亦無跡


 

차별이 평등이요, 평등이 차별이라

매화꽃은 원래 붉고 노송은 옛부터 푸르른데

밝은 달은 밤마다 호수에 비치지만

마음도 머무름 없고 그림자도 남김 없네.“


 


 

89년 불가에 입문하고, 한국 선맥의 최고별로 인정받고 있는 청봉 큰스님은 참학인들을 위해 "영원한 대자유인을 읽고 허구성을 지적함", "문을 나서지 않아도 풀밭이니라", "육조단경", "금강경오가해", "짚신은 있는데 사람은 어디갔나" 등 많은 책도 남겼다.


 

선맥의 인증절차라고 불리우는 혜암선사로부터 받은 전법게송은 아래와 같다.


 

“상방춘일화여산(上方春日花如霰)

이조성중오몽감(異鳥聲中午夢甘)

만법통광무증처(萬法通光無證處)

유유삽천시청봉(唯有揷天是淸峯)


 

봄날에 꽃이 눈싸라기 같고

기이한 새소리 가운데 낮잠이 달도다

만법이 밝게 통하여 증함이 없는 곳에

오직 하늘을 꽂는 이 청봉이로다“


 


 

또 청봉스님은 도를 닦는 참학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경책의 말을 남겼다.


 

“무릇 수행하는 일이 적은 일이겠는가.

잘 먹고, 잘 입기 위하여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불(成佛)하여

일대사를 해결 하고자 하는 것이니, 성불하려면 자기(自己)마음을

참구하여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로소이다.


 

자기 마음을 찾으려면 몸뚱이는 송장으로 알고

세상일이 좋으나 좋지 않으나 모두가 꿈임을 알고,

사람 죽는다는 것이 아침이슬과 같아

아침에 있다가 저녁에 가는 줄 알고, 죽으면 지옥에도 가고,

짐승도 되고, 귀신도 되며, 한없는 고통을 받는 줄 생각하여

세상만사 다 잊어버리고 항상 자기 마음을 궁구하되,


 

선지식으로부터 간택 받은 화두를 의심을 내어 참구하되,

읽어버린 물건 찾듯, 고양이가 쥐 잡듯이 하며, 닭이 알을 품듯 하며,

늙은 쥐가 쌀 궤짝 좇듯 하여 항상 마음을 한 군데 두어 궁구하되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잊어버리지 말고,


 

의심하여 나가되 일을 하더라도 의심을 놓지 말고,

그저 있을 때라도 의심하여 지성으로 하여가면

필경에는 내 마음인 자성(법계성품)을 몰록 깨달을 때가 있으리니

부디 신심과 분심을 내어 공부(의심) 하여야 하는 것이올시다.


 

무릇 사람되기 어렵고, 사람되어도 수행하기 어렵고, 수행을 하되 부처님의 바른 법 만나기 어려운 것임을 깊이 명심하여야 할 것이올시다.“


 


 

옛 조사들의 말씀들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는 말이 없다, 우리는 다만 실천하는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