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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스크랩] 누구에게 보시한 것일까? 3

by Borealis 임박사 2011. 7. 3.

옛날 어느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다. 그들은 매일 힘들게 일하여 간신히 먹고 살았다. 그러던중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어 일을 할수가 없었다. 일거리가 줄어든 부부는 먹을 것이 부족하게 되어 굶는 날이 많아졌다. 이렇게 굶다가는 산모와 아이에게 모두 좋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인이 어느날 남편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여보, 우리가 이러다가는 굶어죽을지도 모르니, 내일 날이 밝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시오. 우선 머리를 삭발하고 황토색 홑이불을 두르고 왕이 사는 궁전 앞에 가서 서있으면 왕이 점심을 먹다가 먹을 것을 시주할테니 그것을 가지고 오면 우리 가족은 허기를 면하게 될것이오."
남편은 왠지 꺼림직했지만, 아내가 시키는대로 황토색 홑이불을 두르고 왕이 사는 궁전 앞에 서서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왕이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성 앞에 서있는 비구를 보고 공양을 올려 공덕을 쌓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많은 음식을 공양했다. 그 남편은 음식들을 가지고 집을 돌아왔다. 그런데 문득 왕은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내가 저 사람이 진짜 아라한인줄 알고 공양을 올렸는데 만약 사기꾼이면 어쩌지? 그렇다면 나는 공덕을 쌓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왕은 시종들을 불러 그 비구를 따라가서 알아보고 오라고 하였다. 시종들을 그 비구를 따라가 집에 도달하여 문밖으로 새어나오는 소리를 옅들었다.
"여보, 당신 말대로 왕이 많은 음식을 주었소, 이제 우리는 먹을 것 걱정은 없을 것이오."
이 이야기를 들은 시종들은 생각했다.
"이 사실을 왕에게 고하면 왕은 저 부부를 처형시킬 것이다."
다른 시종이 말했다.
"그렇게 되면 가짜 아라한을 궁궐앞에 서있게한 죄를 물어 우리들도 벌을 받게될것이다."
왕은 시종들이 돌아오자 사실대로 고하라고 말했다.
시종들은 왕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우리들이 그 비구를 쫓아갔는데 갑자기 숲에서 안개속으로 그 비구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자 왕은 기뻐하면서,
"그렇다면 나는 진짜 아라한에게 공양을 올린 것이로구나. 이제 나는 큰 공덕을 지었으니 천상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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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왕은 아라한에게 보시한 것일까, 아니면 가난한 농부에게 보시한 것일까?

출처 : 청봉스님의 장군죽비
글쓴이 : 법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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